최종편집일 : 2019-08-25

아내(60) - 좋은 날 좋은 시

기사입력 18-12-24 12:45 | 최종수정 18-12-2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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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60)

-좋은 날 좋은 시

 

좋은 날 좋은 가려

당신을 위한 좋은 쓰고 싶다.

 

초가집 굴뚝에 다시 연기를 올리고

식어가는 잿불에 감자를 넣어야겠다.

 

철새를 따라 서쪽으로 가는 말줄임표 아름답다.

서두르지 말자. 지금은 감자가 익어가는 시간

 

당신이 줍던 낙엽 한 장이 시가 되어 흔들리는

지금은 좋은 날 좋은 시

저녁 안개 뿌려 넣어 비빔밥을 만들다가

그대 서둘러 앞치마에 손을 닦으면,

 

나는 겸연쩍은 얼굴로

사랑을 더듬거리는 늦은 시가 되고 싶다.

 

[시작 메모]

가을운동회를 앞두고 날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가족의 행사를 앞두고 날짜를 정하는 경우, 우리 마을애서는 날을 받는다.’고 표현합니다.

좋은 날 좋은 시를 가려 조심 조심 그 행사를 준비하고 개최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날이 부조'라는 말을 살펴보면 여러 가지 부조 중의 하나인 날(日時, 日氣)의 도움과 지원을 받겠다는 겸손의 마음이 숨어있습니다. 좋은 날 좋은 시를 가린다는 의미는 '좋은 날 좋은 시'라는 하늘의 부조를 모시겠다는 뜻입니다.

 

좋은 도 나무가 특 던지는 낙엽 한 장을 받거나 줍는 일입니다. 하늘이 던지는 선물을 받아내는 일이며 불러주는 말씀을 받아쓰는 일입니다좋은 날 좋은 시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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