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 : 2019-08-25

아내(66) - 자두 꽃

기사입력 19-06-11 17:14 | 최종수정 19-06-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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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66)

-자두 꽃

 

 

자두 꽃이다.

상처 난 나무 둥치에도

아무도 모르는 강이 등을 밀고 있었구나.

 

자두 꽃이다. 자두 꽃이다.

백리 밖에서 앓아오던 당신의 몸살이

이렇게 많은 꽃을 데려오고 있었구나.

 

그래, 아픔은 꽃이 된다. 모두 꽃이다.

소문이 마을로 내려가고

당신을 보려고 자두 꽃을 심었다는 노래가

종종걸음으로 걸어오는 봄

 

바람이 분다.

이 봄. 자두 꽃, 자두 꽃, 자두 꽃 보려고

먼 길 돌아온 당신의 강

 

주저앉아 통곡하는 향기

그래, 자두 꽃이다.

그래, 너두 꽃이다.

 

[시작 메모] 엄마 집 앞에 자두나무 스물일곱 그루 심었습니다. 엄아 좋아하던 자두꽃향기 때문이었습니다. 올 해는 한 그루가 천 송이 넘는 자두 꽃을 피웠습니다. 가지치기도 하고 접과도 하고 농약도 뿌려야하는데 걱정이 태산입니다.

 

농사일의 감리 감독은 동네 사람들입니다. 무성한 잡초를 그냥 두거나 철모르고 시기를 놓치면방거치이라는 작위를 받게 됩니다. 호되게 꾸중들을 듣습니다. 돌아오는 길, 자두꽃향기가 너무 서러워 엄마가 하는 말씀 분명하게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저 혼자만을 칭찬하는 일 한 번도 없었던 우리 엄마였지만 오늘은 꽃만 보려는 제게 꽃 같은 말씀 한 마디 기어이 하십니다.

 

그래, 자두 꽃이다. 방거치이! 촌초이! 너도 꽃이다.


이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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