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 : 2019-12-15

아내 (70) - ‘가위 바위 보’내기 전에

기사입력 19-09-26 15:49 | 최종수정 19-09-26 15:49

본문

아내(70)

  -‘가위 바위 보내기 전에

 

어린 시절, ‘가위 바위 보정하기 전에

엇걸어 쥔 두 손 얼굴 쪽으로 뒤집어 올리고

깊은 속 올려다보며 여쭈어보던 하늘의 뜻

 

바람이 분다.

이렇게 불다가 당신을 만나면 무엇을 내야 할까?

 

바람이 운다.

이렇게 울다가 당신을 만나면 무엇을 내야 할까?

 

여보, 미안해

자꾸 이기려고 욕심을 내서.

 

보를 들고 이기려 달려오던 파도가

바위 앞에서 가위로 부서진다.

하늘이 내는 보 미리 알아

오늘도 노악산은 바위로 엎드려 있다.

 

당신이 준비한 가위 눈치 채고

천천히 보를 내며 떨어지는 단풍

 

하루에도 몇 번씩 두 손 엇걸어 쥐고

하늘의 뜻 물어보던 가위 바위 보내기 전 그 잠시

 

[시작 메모] 어린 시절, 가위 바위 보는 우리네 방과후 수업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업이었습니다. 청주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제 친구는 여러 가지 게임의 달인이었습니다. 가위 바위 보도 늘 이겼습니다. 특히 엇걸어 쥔 두 손을 얼굴 쪽으로 뒤집어 올리고 속을 들여다본 뒤 천기를 알았다는 듯 당당하게 손을 내밀어 이기던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어쩌다 지면 삼세판을 고집하며 결국 이기고 말던 승리의 슈퍼맨이었습니다.

 

제 친구는 폼 자체가 이기는 폼이었습니다. 한껏 폼을 잡으며 엇걸어 쥔 두 손을 얼굴 쪽으로 뒤집어 올리고 속을 들여다본 후 자신 있게 판단하고 실행하던 친구 생각이 났습니다. ‘오늘은 이겨야지!’ 단단하게 마음먹고 아내에게 바위를 내었더니 보를 냅니다. 졌습니다. 설거지만 깨끗하게 해도 평화가 찾아오겠지요,


이승진 기자
<저작권자 © 뉴스상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동영상뉴스

경북교육청/경북도의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