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 : 2022-08-10

시장 한 바퀴(7)-길을 끌고 가는 신발

기사입력 21-05-21 16:47 | 최종수정 21-05-21 16:47

본문

 오일장 난전
 신발 무더기가 천봉산이다

 장바구니 한 손에 움켜쥔 여인네들
 각자의 길을 끌고 갈 신발을 고르고 있다

 뒤죽박죽인 신발들 중 온전한 짝을 찾는 일은
 오로지 그녀들의 몫
 한두 해 전 같은 치수의 슬리퍼를 골라
 집 와서 펼쳐보니 짝짝이 아닌가

 은가루 두른 샌들이
 새댁을 유혹하고 성큼 따라나설 채비를 한다
 할매의 꼬챙이같은 두 발을 모실 자주색 단화도
 새초롬히 앉아있다

 살아오는 동안 하 많은 신발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여름날 아스팔트 열기 위에서
 울퉁불퉁한 산길에서
 어찌 당당할 수 있었으리

 사람보다 앞서서
 사람을 이끄는,

 망망대해
 오늘은 어디로 갈 길 바쁜 누군가를 싣고 다닐 것인가


 

 



 <시작 메모>
 장날 신발을 잔뜩 쌓아놓고 파는 난전이 있습니다.
슬리퍼,등산화,구두,운동화가 뒤죽박죽 섞여있는데도 손님들은 용케 짝을 찾아냅니다.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여 인기가 많습니다.
 새 신은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기쁨과 설레임을 주지요.
 장을 오가는 아주머니들의 신발을 유심히 살펴보면 같은 신발이 많아 슬며시 웃음이 나오는데 그 이유도 '시장표' 신발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발을 감싸안고 지켜주는 신발이 새삼 고마운 오늘입니다.

이미령 기자
<저작권자 © 뉴스상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동영상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