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 : 2021-09-20

시장 한 바퀴(15)-연산대장간

기사입력 21-05-21 17:07 | 최종수정 21-05-21 17:07

본문

 

대장장이 아비는 삼 형제에게

붉은 심장을 골고루 나누어 주었네

 

 

백 년 동안

단 하루도 꺼지지 않은 용광로에서

울퉁불퉁하거나 구부러지거나 뾰족한 모양의

꿈을 담금질하여

구릿빛 세월을 능숙하게 구워냈다네

 

 

길들여지기를 거부하는 쇠붙이를 달래느라

삼 형제의 심장은 까맣게 타들어갔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아비의 피를 물려받은 서슬 푸른 각오가

어두컴컴한 동굴 안에 보란듯이 전시되었네

 

 

딱, 딱, 딱

이른 아침부터

부리를 두들겨 맞은 새가 슬피 우네

 

 

100년 전통 연산대장간에는

붉디붉은 불사조가 숨어 산다네

 

 

 

 

 

 

 

 

 

 

 

 

<시작 노트>

 논산시 연산면 연산시장에 소재한 연산대장간은 팻말대로 100년 전통의 대장간입니다. 낡고 오래된 건물 안에는 100년 동안 꺼지지 않았다는 용광로가 있고 직접 담금질하여 만든 각종 칼과 농기구들이 즐비합니다. 삼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삼 형제는 함께 일하고 있는데 제품이 튼실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어 전국적으로 유명합니다. 쇠락해가는 업(業)임에도 불구하고 현대 감각에 맞게 물건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열정이 있기에 용광로의 불씨는 꺼지지 않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을 봅니다.



 

 

 


 

이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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