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 : 2021-10-19

시장 한 바퀴(18) 희망슈퍼

기사입력 21-09-09 23:24 | 최종수정 21-09-09 23:24

본문

 

희망슈퍼


 

 

나지막한 스레트 지붕 아래

빛바랜 간판이 한낮의 폭염에 졸고 있다

 

가게 출입문 양쪽으로 들마루의 핏발 선 다리가 위태하다

 

양파 한 소쿠리

감자 한 소쿠리

자두 한 소쿠리

 

소쿠리를 채운 손길이 가난하고 욕심이 없어서

희망을 기원하는 마음이 작고 둥근 것이어서

차마 눈길 떼지 못한다

 

창문에는 떡볶이 라면 오뎅 채 지우지 못한 글씨가

얼룩덜룩 상처로 남아있다

 

옥수수 한 소쿠리

가지 한 소쿠리

애호박 한 소쿠리

 

희망슈퍼에서는 희망을 판다

작지만 간절한 희망을 판다

 


 

 

 

 

<시작 노트>

 

허름하고 나지막한 스레트 지붕 아래 희망슈퍼가 있습니다. 양쪽 들마루에는 작은 소쿠리에 과일, 채소가 담겨져 있는데 뜨거운 햇볕만 내리쬘 뿐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합니다.

애틋함과 간절함이 담겨있는 소쿠리에 닿은 눈길을 쉬이 거두어 오기 어렵습니다.

 

코로나 시대,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갑니다.

 

이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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