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한 바퀴 (10) -석화 (石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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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石花)
제일수산 마당에 부려져 있다, 검고 흰 꽃들
비릿한 안면도 갯벌 내음 훅 코를 스친다
지난 초겨울 바람 찬 썰물 바다에서 만난 적 있다
꽃이 되기 위하여
뜨거운 여름날 꿈 돌의 가슴에 새겨놓고
조석 (潮汐)에 흔들리며 조금씩 영글어 간 몸
세상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겠다
여린 속내 쉬이 보이지도 않겠다
단단한 침묵만이 나의 길임을
**시작 메모**
풍물시장 입구 제일수산에 석화더미가 부려져 있습니다. 지난 겨울 안면도 장삼포에 가서 바닷물에 떠밀려 온 석화를 주운 적 있는데 썰물의 바다 바닥에는 조개랑 몸집 작은 게, 낙지 등이 살고 있었습니다. 석화는 늦은 봄이나 여름에 산란된 알이 2,3주간 부유생활을 한 뒤 돌에 붙어 산다고 합니다. 몸을 감싸고 있는 껍데기가 돌과도 같지만 껍데기 안의 굴은 부드럽고 향긋합니다. 이 추운 겨울날 돌에 핀 꽃을 만나 발길 멈추고 서서 지난 겨울 바다 여행의 추억을 떠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