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 : 2021-04-17

시장 한 바퀴 (12)ㅡ 족발

기사입력 21-02-24 21:21 | 최종수정 21-02-24 21:21

본문

    족발

 순대국밥 집 좌판 위

 발목 잘려나간 족발이 서럽게 울고 있다

 

 원래 그들의 조상은 선하고

 웃음과 먹이를 좋아하였지

 인간들에게 인기가 높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을 듬뿍 받질 않았던가

 

 잘려진 다리 끝으로 쓰라린 기억들이 몰려온다

 단순하지만 푸근했던 생의 족적들이 살가죽에 저장되었다

 

 왁자지껄한 시장 한복판

 장꾼들이 족발에게 무한한 애정을 표한다

 

 허허벌판의 세상 외로운 발이

 허공을 응시하는 바로 옆

 그의 환생을 도울 처방이 커다란 솥안에서 끓고 있다

 

 

**시작 메모**

 좌판 위 소쿠리에 담겨있는 생족발을 보며 뭔지 모를 비애 (悲哀)를 느낍니다. 몸은 어디로 가고 잘려진 발만 남았는지요. 저 뽀얀 발로 뛰어다닌 한 생은 과연 흡족한 생이었을까요?

 

 다만 살아가기 위하여 아픈 다리로 곳곳을 누비기도 하고 오래 서 있기도 하는 인간의 발이 떠오릅니다.

 

 세상의 모든 발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냅니다.

 

이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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