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74) - 충전기의 발전
본문
아내(74)
- 충전기의 발전
오랜 시간 유선의 세월로 살아왔던 내 눈물의 충전기
그대 없이도 살 수 있다는 짧은 생각 했더니
무선의 공간에 찬바람 불어온다.
손만 올려놓아도 충전이 되는 사랑
거리가 가까워야 가능한 ‘자기 유도방식’ 사랑
좀 더 먼 거리도 충전이 되는 ‘공전 유도방식’ 사랑
끝내는 아무리 멀리 있어도 충전이 되어야할
기구하며 얄궂은 이 눈물의 발전은
도대체 ‘무슨 유도방식’ 무선인지요?
[시작 메모]
투지가 강한 저는 아직 투지 폰을 사용합니다. 투지 폰은 카카오 톡이나 밴드를 모릅니다.
무선 충전은 아예 상상도 하지 않습니다. 멀리 있어도 충전이 되는 충전기는 투지 폰 세상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투지 폰은 무선 충전기의 발전을 발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발전이란 마케팅 전문가들의 이야기이며 퇴보와 유사한 말인 경우도 있습니다.
끝끝내 유선 충전만 고집하며 살겠습니다. 저는 당신이 옆에 있어야 잠이 오는 사랑일 때까지만 사랑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입니다.
무선으로 충전이 가능한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멀리 두고도 쿨쿨 잠이 오는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투지 폰 사용자에게 무선 충전은 너무 원시적이고 비현실인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