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한 바퀴(24) 남천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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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어둠 머리에 매달고 속 허한 사람들 모여든다
달콤한 잠 걷어 부치고 네 시부터 시래기해장국 끓이는
할매의 마술 걸린 손놀림에 사십 년 세월이 걸려 있다
숨가쁜 하루 막노동의 출발점에서
삼천 원의 국물로 배 채우고
세상의 바람과 맞서는 가난한 자들의 위안처
평생의 반려자
보내지 않아도 떠나가고
서럽게 혼자 남은 노인이 또 그런 친구를 만나
잔 술 곁들인 조촐한 아침을 해결하는 곳
낮은 모자라
밤까지 까맣게 탕진한 퀭한 눈들이
먼지를 헹구려고 우루루 몰려오는 그 곳
할매의 해장국에는
희미해진 고향 들녘 푸른 바람이 출렁이고
엄마의 봄볕같은 음성이 나비되어 날아다닌다
<시작 메모>
남문걸에 좁고 허름한 해장국 집이 있습니다. 상주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지요. 새벽 6시면 문을 열고 오후 4시쯤 문을 닫습니다. 할매의 솥을 중심으로 열 분 남짓 앉으면 손님이 나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시래기해장국에 계란 한 개 넣고 잔 막걸리 한 잔 곁들이면 고향집에 온 것처럼 푸근합니다. 시래기국을 먹으며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고 그리움에 물듭니다. 이 곳에 오시는 분들은 아무래도 추억을 드시러 오는 것 같습니다.
삼천 원으로 허기를 해결하고 엄마의 손맛도 떠올려보는 노포 시래기해장국집이 있어 아침이 든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