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창 최대의 술도가(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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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창 구향리 전통시장 입구로서 점촌 방향의 동운맨션 서쪽에 위치하였다. 주요 품목과 생산량은 독주 2,500석, 약주 50석 정도로서 함창 일원이 판매구역이다. 이 주조장은 1934년 3월 26일 김원한(金元漢)이 함창주조조합을 인수하여 함창면 오동리 586번지에 자본금 5만원으로 설립하여 경영하였다. 설립 목적은 조선약주인 탁주의 제조 판매이며, 대표는 김원한(金元漢), 중역은 이사 김석진(金碩鎭), 김한봉(金漢鳳), 이상화(李相華), 감사는 소한옥(蘇漢玉), 윤병위(尹炳暐), 쿠하라 시게루 하치(久原茂八)이었다. 1959년에는 김한봉으로 대표가 변경되었다.
이 사진은 1935년경 사진이다. 목조 회벽으로서 박공식의 함석지붕 2동을 옆으로 연결한 일본식 건물이다. 지붕에는 함석 위에 거적을 덮어 놓고 있는데 탁주 발효에 적정한 온도 유지의 목적으로 덮은 것으로 생각된다. 주조장 오른쪽 굴뚝에는 함창주조주식회사(咸昌酒造株式會社)란 큰 글씨를 붙여 간판 역할을 하고 있다.
주조장 내에는 9명의 남녀가 있는데 술 제조 및 배달을 위한 주조장의 직원으로 보인다. 그 앞에는 배달원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자전거를 타려 준비하고 있고, 우측에는 양복과 한복을 입은 두 사람과 소년이 단정하게 서 있다. 이 사람들은 사장이나 중역 또는 그 가족으로 생각된다. 건물 앞에는 콜타르(coal tar)를 칠한 나무 전신주가 세워져 있고 리어카와 지게도 보인다. 이러한 운반 장비를 볼 때 술 배달은 리어카나 자전거, 지게 등의 장비를 이용하였음을 엿볼 수 있다.
우측 옆 초가집 아래에는 단발머리를 하고 옷을 단정하게 입은 여자 어린애가 사진 촬영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것을 보면 이때까지도 사진 촬영 장면이 어린이들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사진 중앙 하단부 리어카 왼쪽 타이어 밑 지점에는 흔히 귀신이 촬영되었다고 말하는 사람 형태의 형상이 남아있다.
필자가 중학교 시설 이 주조장을 방문하였을 때에는 무더운 여름이었음에도 내부는 시원하게 느껴졌고, 여러 개의 큰 술독에 막걸리가 익고 있었다. 이때 술 배달은 이동이 가장 빠른 짐자전거를 많이 이용하였고, 흰색의 플라스틱 막걸리 말통을 많게는 5개씩 실고 다니기도 하였다.
<사진 : 朝鮮銀行會社組合要錄(1935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