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시내의 비보풍수(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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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경역의 출입이 시작되는 주요 지점에 당(幢)이라는 좁고 긴 깃발을 걸어 사찰의 행사를 알린다. 이때 당을 거는 깃대를 당간(幢竿)이라하고, 당간을 고정하기 위한 지지대가 당간지주(幢竿支柱)이다. 당간은 대개 나무로 만들어 대부분 사라졌고 지금은 대부분 당간지주만 남아있다. 이곳에도 돌로 만든 당간지주와 간대만 남아있다.
이 지주는 통일신라시대 형식으로서 복용동 207번지에 위치한다. 현재 형상은 지주 중간부에는 큰 균열이 진행되어 있고, 그 사이에는 간대가 비스듬히 누워있다. 간대 아래와 우측, 뒤쪽에는 바위가 보이는데 이 바위들은 간대를 받치고 있던 초석 역할을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주 좌측 옆에는 소년이 두루마기를 단정히 차려있고 서 있으며, 그 뒤쪽으로는 복용과 무양들, 천봉산이 멀리 보인다. 지주 뒤쪽으로는 통나무 다리가 보이는데 이 다리는 서보에서 시내의 읍성 해자를 통해 내려오는 개울물이 북동쪽으로 당간지주를 휘돌아 남천으로 연결되는 도랑에 설치된 것이다.
사진 촬영 시기는 가장자리에 ‘大正三年 三月 二十二日, 尙州邑南門外ノ○竿○’의 기록이 있어 1914년 3월 22일 촬영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곳은 프랑스의 ‘기메동양박물관’에 소장 중인 ‘철조천수관음보살좌상’이 있었던 ‘동방사터’로 추정되는 곳으로서 고려시대 백운 이규보 선생이 잠시 머물면서 시를 남겼다. 이 지주에 대해서는 식산의 ‘동해사사실기’에도 언급되어있는데 시내의 지형은 배가 떠나가는 형국으로서 수구가 비어 있는 부족한 시내의 지형을 당간지주와 동방사로 비보(裨補)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상주읍성도’에는 ‘진기석(鎭基石)’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처럼 오래전부터 상주시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지형지물이었고, 읍기를 보전하는 비보로 이용되어 왔다.
<사진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