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 : 2025-03-15

아내(52) - 일기 예보

기사입력 18-10-01 13:02 | 최종수정 18-10-01 13:02

본문

아내(52)

-일기예보

 

때에 따라 -

곳에 따라 -

 

때에 따라 비

곳에 따라 비

 

그 시절, 김동완 통보관 말씀하신

그 저녁 일기예보 내 인생에 적중했다.

 

때에 따라 바람이 불던 일기

곳에 따라 바람이 울던 일기

 

때에 따라 비처럼 내리는 그대

곳에 따라 비처럼 걸어오는 눈물

 

그래,

네 마흔 살의 일기는 그리움이 될 것이다

 

[시작 메모] 1960년대 기상청에 연결된 전화로 내일은 비알려주던 김동완 통보관 계셨습니다. 우리는 그 분의 말씀으로 소풍이나 운동회의 가능성을 가늠하며 자란 세대입니다. 요즈음은 아름다운 기상캐스터들이 아름답지 않은 미세먼지 상황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제 경우, 일기예보에는 관심이 없고 기상캐스트의 의상과 손짓만 바라보다가 아내가 내리는 소나기를 맞는 날이 종종 있습니다. 거실에 내리는 소나기를 예측하는 시스템이나 기상캐스트는 만나기 어렵습니다.

 

오래전에는 날씨가 우리네 마음처럼왔다리 갔다리할 것이라고 예보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김동완 통보관의때에 따라 혹은 곳에 따라 비예보는 우리네 삶을 관통한 비교적 정확한(?) 말씀이었습니다. 그리운 이여, 어쩌면 좋을까요? 세월이 흐른 후에 때에 따라 곳에 따라 또 그대의 비가 내리는 날에는.


이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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