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21) - 나비
본문
아내(21)
-나비
연원동 할머니
나비 부르는 봄입니다.
나비야!
나비야!
담벼락에서 졸던 고양이
나비처럼 날아와 밥을 얻어먹습니다.
60년생 쥐 한 마리 쥐 잡듯이 잡는
우리 집 고양이 가만가만 불러봅니다.
나비야!
나비야!
뭐여!
놀리능겨?
봄천둥 치니
밥 얻어먹기는 다 글렀습니다. .
[시작메모] 고양이를 나비라고 부르는 우리 선조들은 참 대단한 분들이셨습니다. 영악하고 요괴스러운 고양이가 나비라니요? 고양이를 나비라고 부르는 이유를 인터넷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원숭이의 잔나비[잔(빠른)+나비]와 얼룩고양이의 무늬와 귀가 나비를 닮아 그럴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옛 그림에 고양이와 나비가 같이 등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둘 사이에는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웬수(?) 같은 고양이를 왜 집안에 두고 살아가며 나비라고 부르는지. 분명 나비는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