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 : 2025-03-15

아내(27) - 아파도 가는 배

기사입력 18-09-28 17:27 | 최종수정 18-09-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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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27)

-아파도 가는 배

 

바람이 자꾸 부는 날은 우째야 하나?

흔들리며 흔들리며 바다로 가

서러운 파도 어르고 달래며

아파도 가는 배를 띄워야겠다.

 

사랑도 지나 아마도 너머 어디어디에

삶이 곤한 그대를 기다리며

남몰래 우는 자리

하늘이 푸른 아파도가 있을 것이다.

 

사랑 때문에 세상이 더 야속해지고

온 몸 저리도록 서러운 날이 오면

아파도에 오래 앉아

쾅쾅 바다의 등을 때리며 울어야겠다.

 

아파서 가는 배

아파도 가는 배

[시작메모] 큰 아들 섭섭하다며 우리 엄마가 아버지에게 무작정 퍼붓던 날이 있었습니다. 그런 날, 아버지는 엄마에게 아파도 가야한다며 핀잔을 주셨습니다. 그 때 엄마는 빨래터에 앉아 쾅쾅 강물을 때리셨겠지요, 큰 아들인 제가 엄마 마음 조금이라도 생각한 적은 있었을까요?

 

아파도 가야하는 배를 기다리는 섬이 있을 것입니다. 아파도 가야하는 줄 다 알았던 우리 어머니, 아들만 챙기며 서러움 삼키셨던 우리 어머니를 안아 줄 섬이 어디엔가 있을 것입니다. 이제 그 먼 길을 우리의 아내들이 걸어갑니다. 우리의 아들딸은 엄마 마음 백분의 일이라도 알고 있을까요?


이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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