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3) - 겨울 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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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3)
-겨울 목련
겨울을 밝히는 알전구
목련 꽃망울이 영글었다.
5촉짜리 알전구를 붙들어 매려고
봄부터 목련 굴뚝에는 연기가 솟았었다.
성탄절이 가까워지자
알전구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 일부에
눈물을 가두면서 뜨거워지는 일
꽃 피우는 것이 일인 그녀의 몸 밖으로
땀 냄새가 모락모락 흘러내라고
겨울 별자리를 지나는 바람이
웅웅거리며 늦도록 치근대는 날도 며칠 있겠다.
나는 겨울 목련의 현관에 낡은 구두를
오래도록 벗어두는 꿈을 꾸었다.
[시작 노트] 겨울바람이 불면 겨울 목련을 찾아갑니다. 잎도 꽃도 없는 겨울 목련은 말없는 당신을 닮았습니다. 모든 가지 끝에 기다림의 알전구를 하나씩 밝혀놓아서 눈이 오지 않아도 겨울은 간절합니다. 그 겨울 목련의 현관에 낡은 구두를 벗어놓고 봄을 기다리고 싶습니다. 그 자리, 그 언덕까지 천천히 걸어가고 싶습니다. 제가 올 줄 미리 알고 꽃망울은 가지 끝, 손이 닿지 않는 별자리로 도망가 있었습니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