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가 익을 무렵 봄과 여름 사이 비 그친 오후의 오일장에 볼 발그란 살구 두 소쿠리 잎사귀까지 달고 나온 살구가 여중생들의 얼굴 마냥 풋풋하다 살구가 익을 무렵 …
대장장이 아비는 삼 형제에게 붉은 심장을 골고루 나누어 주었네 백 년 동안 단 하루도 꺼지지 않은 용광로에서 울퉁불퉁하거나 구부러지거나 뾰족한 모양의 꿈을 담금질하여 구릿빛 세월을 능숙하게 구워냈다네 …
시장 안 쌀 전 골목 이층 원룸에 바퀴벌레처럼 숨어서 산다 목숨같은 낡은 자전거 하나로 시장 사람들의 시도때도 없는 호출에 기대어 눅눅한 시장의 아침을 걷어 올린다 모난 사람들의 무시와 놀림도 우이독경 마음씨 좋은 조선족 양씨는 늘 콧노래 삼매경이다 중국 길…
삼강당약국 골목 입구 한 평생 헌 신발만 끌어안고 살아온 여자 추워도 바람 불어도 검은 짐승처럼 고개를 아래로 박고 킁킁킁 세월을 박음질한다 닳아서 없어진 굽을 새것으로 붙여주거나 찢어진 구두 뒷꿈치를 감쪽같이 꿰매주는 일이 분명 그녀에게는 가슴 설레는 …
오일장 난전 신발 무더기가 천봉산이다 장바구니 한 손에 움켜쥔 여인네들 각자의 길을 끌고 갈 신발을 고르고 있다 뒤죽박죽인 신발들 중 온전한 짝을 찾는 일은 오로지 그녀들의 몫 한두 해 전 같은 치수의 슬리퍼를 골라 집 와서 펼쳐보니 짝짝이 아닌가 은가…
칼 갑니다 가위 갑니다 칼갈이 아저씨의 쇳물 배인 음성이 칼칼하다 녹슬고 무디고 이 빠진 칼날을 세우는 일은 칼의 심장에 숨을 불어넣는 일 할아버지는 작약꽃 빽빽이 피어있는 화단 옆 샘가에 숫돌을 두시고는 비장한 각오로 수시로 낫을 갈다가 하늘을 배경…
어디선가 들려오는 미스터 트롯맨들의 열창이 장꾼들의 흥을 돋우는 장날 시장 안길 호루라기 목에 건 중년사내 주위로 깡통 하나씩 든 여자들 모여있다 여자들은 무에 그리 좋은지 하하호호 수다 삼매경이다 깡통 안에는 자잘한 옥수수, 쪼글해진 콩, 오래된 쌀,떡국이 …
젊은 부부가 이전 생업을 작파하고 길 건너편에 개업을 할 때부터 나도 아침마다 마음 갈피를 다림질하기 시작했다 여자는 유리창 너머로 목을 쭉 뽑아 올려 흘끔흘끔 아직 세상 일을 잘 모르겠다는 표정 역력하다 맡긴 바지의 구김이 덜 펴진 건 잘 해 보겠다는 …
상주상회 중앙시장 한 가운데 인심을 파는 가게가 있다 채소들이 허리 볼끈 묶인 채 누워있는 매대 마수 손님은 노란 실로 짠 장바구니 든 아침 햇님 불의지변으로 몸이 기역자로 굳어버린 아저씨 가게 한 켠 동그랗…
봄을 파는 할매 장날이면 어김없이 오는 할매의 유모차에는 낙동 유곡의 햇살과 바람을 먹고 자란 푸성귀들이 흰 봉지 집 안에서 머리 맞대고 조잘대고 있다 쑥, 달래, 머위, 돈나물 어린 잎들이 …
입양 원예농협 앞 겨울의 차디찬 손길 뿌리친 나무들이 흙 묻은 밑둥치 꽁꽁 동여매인 채 서 있다 어디를 가더라도 고향 내음 잊으면 안 된다고, 칠 벗겨진 자전거 타고 온 아줌마 영산홍에게 마음 한쪽 주더니 왔던 길 되…
풍물 찐빵 속이 빤히 들여다 보이는 유리 케이스 안에서 한 점 의심없이 벙글벙글 웃고 있다 저 둥근 미소 어느 때부터인가 내가 잃어버린, 오로지 둥글어지기 위한 일념(一念)으로 밤낮으로 파도치는 마음길 닦아 스스로 피워…
족발 순대국밥 집 좌판 위 발목 잘려나간 족발이 서럽게 울고 있다 원래 그들의 조상은 선하고 웃음과 먹이를 좋아하였지 인간들에게 인기가 높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을 듬뿍 받질 않았던가 잘려진 다리 끝으로 쓰라린 기억들이 몰려…
석화 (石花) 제일수산 마당에 부려져 있다, 검고 흰 꽃들 비릿한 안면도 갯벌 내음 훅 코를 스친다 지난 초겨울 바람 찬 썰물 바다에서 만난 적 있다 꽃이 되기 위하여 뜨거운 여름날 꿈 돌의 가슴에 새…
물미역 버리지 못한 남쪽의 기억이 각인되어 있다 . 짙푸른 해저에서 성장의 통증 가질 때부터 늘 그리운 건 지상으로의 여행이었다 . 거대한 …
상주시가 이차전지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개발계획…
상주시가 베트남·캄보디아 국적 외국인 주민을 위한 다국어 …
상주시는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와 홍수 위험에 선제적으로…
경북 상주교육지원청(교육장 김종현)은 29일 오후 2시 3…
상주시는 지난 28일 상주시 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6개 동…
상주시는 토지 경계의 정확한 확정과 디지털 지적도 구축을 통해 주민 재산…
박은옥 상주교육장이 오는 31일 퇴임을 앞두고 22일 상주시청을 찾아 상…
아내(77) - 차 한 잔의 아내 …
사진예술은 기다림의 미학이요 순간의 미학이라고 한다.인간의 눈으로는 절대 볼 …
1984년 말 필자가 천봉산 자락의 자산(子山)에서 한 세대가 지난 30…
손톱깎이 시장 골목 한구석 손톱깎이 귀이개 검정…
남영숙 경북도의회 의원(상주, 농수산위원회)이 6일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
사단법인 한국수필가협회(이사장 최원현)가 최근 41년째 개최하고 있는 '…